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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저널 독자기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그리고 베를린에서>

기사승인 2021.12.08  16: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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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 속 사회, 사회 속 종교

▲ 이다현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전공 3학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그리고 베를린에서>는 21세기를 함께 살아가는 종교 속 여성 인권과 독립 개체로서의 자유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드라마는 엄격한 종교 공동체를 벗어나고자 탈출한 주인공 에스티가 베를린에 정착하면서 생긴 일들을 보여주며, 결국에는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에스티는 베를린에 정착한 이후, 다양한 커플들을 만난다.

이들 모두 연인 관계에서 ‘나’와 ‘너’가 존재했고, 사랑이라는 초월적 관계에서 타인에게 구속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에스티가 탈출한 뉴욕의 브루클린에서는, 남성 중심의 성교육을 받았으며, 침대 위에서 ‘여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레디 공동체 속 여성들은 배워서는 안 되고, 노래나 춤을 춰서도 안 된다. 이들의 삶과는 반대로, 하레디 공동체 남성들은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탈무드를 공부한다.

하시디즘 공동체의 모습 속에서는 서발턴(Subaltern) 취급을 받는 존재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여성과 성소수자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종교와, 그 속의 문화를 만난다. 대부분의 종교와 문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존중되고, 오늘날 우리의 삶과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오랜 시간 동안 시행되어 왔다는 이유로 순수히 받아들이기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이를테면, 이슬람 종교에서의 ‘명예살인’이 있고, 기독교에서의 ‘동성애를 바라보는 배타적인 시선’이 있다.

대부분의 종교 속에서 여성과 성소수자는 배타적이고 외면되어 왔다. 작품 속에서 종교 공동체를 벗어나 마침내 문명 사회로 탈출한 주인공은, 이때까지 스스로를 줄곧 의심해왔던 것으로부터 비로소 해방된다.

또한 전통과 관습이라는 이유로 무엇보다도 배려받아야 할 연인과의 성관계에서도 충분한 배려를 받지 못한다. 아무도 그녀가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지 의사를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고, 아이가 없는 것을 그녀의 문제로 바라본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녀의 인권은 존중받지 못한다. 또한 그녀가 베를린에서 만난 다양한 동성애 커플들을 통해, 이때까지 종교 공동체에서 성소수자를 비추지 않았던 것을 시청자의 시선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 하시디즘 공동체에서 그녀가 계속 가졌던 고민과 고통처럼, 성소수자의 모습 역시 감쳐져 왔을 지도 모른다.
 
점차 지구촌 경계의 벽과 시공간의 제약이 희미해져 감에 따라 오늘날의 세대들은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문화들을 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때로는 간편한 터치로, 때로는 짧은 영상으로, 우리는 그 문화의 단편적인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글로벌 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잦아진 타 문화와의 만남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의 풍습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 종교가 가진 또 다른 사회 모습에서, 사회 속에서의 종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종교’와 ‘문화’라는 이유로 우리는 모든 문화를 상대주의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인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다현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전공 3학년 icjn2580@hanmail.net

<저작권자 © 이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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